2008년, 우연치 않게 '시내버스 여행'을 시작하게 된 이후
서울에서 부산, 땅끝마을, 여수, 속초, 안면도 등을 다니면서 왠만한 곳은 다 가봤다고 생각할 무렵,
언제부턴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시내버스를 타되, 하루만에 갈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
그때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부산까지, 또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간 사람들은 많았고,
그분들께서 인터넷에 올려주신 후기들도 검색하면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었지만
대부분 2일~3일에 걸쳐 여행을 한게 대부분이었지요.

그래서 한번 가보자- 라고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^^

하지만, 얼마 지나지 않아 이거 생각보다 상당히 어렵다는걸 느끼게 됩니다-_-

부산까지 내려가는 루트는 여러 조합이 나오지만 시내버스라는게 정해진 시간표대로 운행하는데다,
도시지역을 벗어나면 하루에 몇 회 다니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였기 때문이었지요.

그렇게 계획이 흐지부지 되던차에, 제가 자주 다니던 다음카페 버스매니아의 어느 회원분께서
서울에서 부산까지 하루만에 내려가기를 도전하신 것을 보게 됩니다.
"어라- 이거 내가 생각하고 있던건데 이분은 벌써 하셨네?"

하지만, 역시 저 또한 부산까지 내려가는 도중에 가장 어려울 것이라 생각했었던
영천에서의 6시 막차때문에 아쉽게도 타 교통수단을 이용하셨었다지요.
(영천에서 경주로 가기 위해서는 '아화'라는 곳을 지나야 하는데, 하루 4회, 막차는 오후 6시입니다.-_-)

그래서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가는건 쉽지 않을거라 생각하고,
생각을 바꿔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계획을 짜보게 됩니다.

의외로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.
제가 가려고 조사했던 길을 거꾸로 뒤집으면 됐으니까요^^

부산(노포동) → 울산 → 모화 → 경주 → 아화 → 영천 → 대구 → 왜관 → 구미 → 선산 → 상주
→ 화령 → 보은 → 미원 → 청주 → 진천 → 광혜원 → 죽산 → 수원 → 서울(사당역)


조사한 시간표 자료와 카메라를 챙겨들고
"부산에서 서울까지 하루만에 올라오기"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 도전에 나서게 됩니다.

2월 7일, 첫 출발은 좋았으나, 경주에서 305번 한대를 그냥 보내고
뒤에 오는 300번을 타서 아화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영천으로 가는 8시 20분 버스를 타지 못해 실패.

4월 11일, 울산에서 탄 1402번이 모화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시간이 어긋나 실패.

4월 18일, 상주에서 탄 버스가 화령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보은행 버스를 타지 못해 실패.

생각했던 것보다 역시 쉽지 않습니다ㅠㅠ

3번 실패하고 나니, 이건 조금만 신경을 쓰고 운이 따라준다면 분명히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
간발의 오차와 엇갈림으로 자꾸 실패하는 것 같아 오기가 생깁니다.

그래서 결국 이번에도 실패하면 안한다.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해보자- 라고 생각하고
5월 3일, 부산으로 가는 버스에 오르게 됩니다.

이번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?
by 푸른하늘♡ 2009. 10. 6. 04:25